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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조선족 생활 보고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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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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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벌어서 보낸 돈인데…》
한국에 온지 다섯달밖에 되지 않으며 가사도우미를 한다는 50대의 한 조선족녀성은 남편이 1992년 중한 수교전에 한국에 와서 여태껏 남편 혼자 벌어서 자식 둘을 류학공부까지 시켰다며 《한국에 온 사람들이 바보라고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몽땅몽땅씩 중국에 보내겠는가?》고 했다.
 
지난 15년간 중국에서 남편의 돈을 받아썼고 오늘은 한국에 와 자기도 힘들게 일해 돈을 벌면서 중국의 현실과 한국의 현실을 다 잘 아는 녀성의 말이였다.
 
한국에 온지 10년이 된다는 40대 중반의 한 조선족녀성, 그동안 식당 주방일만을 하다나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 아침에 자리에서 겨우 일어나 벌벌 기다싶이 일을 나간다고 했다.
 
그녀는 기자에게 《저는 지금까지 불법이예요. 하나라도 돈을 더 벌 마음에 〈자진귀국〉을 못했는데 〈자진귀국〉으로 중국에 갔다온 친구들이 제가 아픈 몸을 끌고서도 계속 일하는것을 보고 〈네가 암만 악착같이 돈을 벌어 가족에 보내주면 뭘하냐? 이젠 치료도 하고 쉬며쉬며 일해라. 이번에 중국에 가보니 우리들이 한국에서 그렇게 힘들게 벌어 보낸 돈으로 중국에서 가족들은 술놀이란 술놀인 다 하고 고급옷 사입으며 흥청망청 잘도 쓰더라〉고  하데요. 그 소릴 듣고 사실 충격이 컸습니다. 마음이 많이 서글펐어요》라고 고백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는 중국에서의 우리들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해 보지 않을수 없었다. 한국에 가 고생하는 그들에게 비하면 중국에서의 우리들의 삶과 생활은 실로 사치임을 페부로 절감했다.
 
수자로 따져보는 《가계부》
부엌칸까지 합쳐 3평방메터나 되나마나한 다락세집에서 만났던 40대 후반의 한 조선족녀성은 한달 수입지출 상황을 묻는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출부사무소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일당으로 전문 식당파출부일―홀써빙(복무원)을 하고있는데 하루에 평균 13시간―14시간 일을 하며 일당 5만원, 한달에 25일을 일해 127만원을 수입한다.
 
그 가운데서 집세 한달에 15만원, 전기세 물세 한달에 1만 5000원, 가스비 겨울에는 많이 써 7만원 정도, 여름에는 적고… 전기세, 물세, 가스비를 합쳐 평균 한달에 5만원 정도, 교통비 4만원, 전화비 평균 5만원, 매달 파출부사무소에 회비 3만원, 그외 약간의 화장품을 사고… 필수생활소비 지출은 거의 40만원에 달했다.
 
거기에 중국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딸애에게 1년에 학비와 생활비 도합 200만원을 보내주고 1년에 한차씩 중국의 집에 다녀오느라 일 못하고 또 중국에 와 부모 만나보고 소비돈 조금 드리고… 하고나면 결국 1년에 500만원(중국 인민페로 4만원이 안됨) 정도밖에 모으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쌍양 농촌에서 한국에 온지 1년 남짓 된다는 한 40대 중반의 조선족남자, 안해도 한국에 금방 왔는데 일터가 달라 따로따로 기거하고있었다. 안해는 몸이 아파 사흘 일하고 하루 쉬고 했다.
 
그 자신은 건설현장에 일당으로 뛰는데 일당 수입은 5만원,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일하러 나가면 저녁 8시에 집에 도착, 그때에야 자체로 밥 해먹고나면 잠이 항상 모자란단다. 담배는 조금 피우는데 술은 이튿날 힘들어서 안한다고 했다.
그렇게 어렵게 버는 돈이였다.
 
중국에는 고중과 소학교에 다니는 자식 둘이 있는데 장춘에 세집을 맡아주고 누나한테 부탁했다. 고중에 다니는 큰애 일주일 식비만도 인민페 100원이다. 아이 둘의 생활비(먹고 입고 쓰는 비용), 학비, 잡비로 도합 1년에 500만원을 부쳐주고 장춘시의 세집비를 보내주며 누나라고 적게 드리지만 아이들을 돌봐준다고 수고비로 1년에 250만원을 드리고 편찮으신 몸으로 홀로 계시는 어머니께 생활비 보내드리고… 하고나면 남는 돈이 얼마 없다며 한숨을 쉬였다.
 
한국에 간지 얼마 되지 않는 조선족들의 경우에는 매 하루를 힘들게 암만 암만 벌어도 자신이 최저한의 생활을 하고 중국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비와 자식들의 교육비 외에도 인민페 7만원이라는 빚 갚는 일까지 겹쳐져 마음들이 항상 무거웠다.
재한 조선족들과의 전화취재 대부분이 저녁 퇴근후였다. 전화선을 타고 흘러오는, 지쳐서  푹 가라앉은 목소리들을 들으며 기자는 한국에 가 고생하는 우리들의 남편(안해), 자식, 친척, 친구들의 어깨마다에는 참으로 무거운 짐들이 짊어지워 있다는 생각을 가슴아프게 했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선족들은 적잖게 《돈이 모아지질 않는다》, 《중국에서는 우리가 돈을 엄청 많이 벌어서 엄청 많이 모은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힘들고 간고하게 돈을 버는데 비해 생각과 같이 모아지지 않는 안타까움이였다.
 
부부 감정
한국 88올림픽때부터 2년전 한국에서 《자진출국, 재입국》 제도를 실시하기 전까지 한국과 중국에 갈라져 살며 그리움에 울고 상대방의 불신과 배신, 외도, 타남과의 동거 등으로 울던 우리 조선족부부들, 재한 조선족들이 한국정부의 《자진출국, 재입국》 정책에 따라 중국에 귀국을 했다가 다시 한국에로 재출국을 하면서 부부 감정들이 많이 돈독해졌고 믿음이 굳건해졌다. 이젠 언제건 집에 오고싶으면 올수도 있게 됐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조선족끼리의 혼외 《동거》현상은 줄어들고있었다.
한 조선족은 전화통화에서 한국에 친척이 있어 자기는 친척방문비자로 한국에 왔고 안해도 일전 한국의 친척 초청으로 심양령사관에 사증을 신청했는데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안해와 한국에서 상봉할 날을 그렇게 고대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사장님을 비롯하여 직원 모두가 제일처럼 기뻐하며 기다렸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는 그의 목소리에는 실망이 가득 실렸다.
 
목전 부부 함께 한국에 와 있는 가정이 점점 늘고있었다. 이번 방문취업제로 한국에서 모일 부부 비례가 더욱 늘 전망이다.
 
함께 한국에 가있는 부부 대부분이 일터 관계로 한 세집에 모여살지를 못했다. 따로따로 살면서 일주일이거나 열흘에 한번씩 모이는 부부들이 많았다. 중국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열흘에 한번씩 부부가 만나 회포를 풀고 정을 나누며 밥 지어 함께 먹고 빨래를 해주고 옷을 갈아입는 그 자체, 평소 힘든 일에 지친 그들에게는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이번의 방문취업제로 한국에서 만나게 되는 부부가 더욱 많아짐에 따라 또는 한국에 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짐에 따라 원래부터 문제시 되고있는, 중국에 두고가는 자식들에 대한 정감 교류와 교육이 앞으로 한국에 나가는 매 가정, 나아가 우리 전반 조선족사회가 더욱 관심을 갖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나서고있다.
 
가장 큰 보람과 희망은 《자식》
재한 조선족들에게 있어 그렇게 힘들게 일해도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 있다. 무엇무엇해도 중국에 두고 온 자식이 《잘 한다》는 소식 한마디였다. 그 한마디는 그들에게 식을줄 모르는 열정과 힘을 주고있었다.
 
전화로 길림신문사 기자라는 자기소개에 하루 일에 지칠번도 한데 확 밝은 목소리에 반갑게 인사하는 분이 있었다.
 
《중국 장춘에 있는 길림신문사요? 반갑습니다. 저의 딸애가 지난해 길림신문사에서 주최한 학생작문콩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대요. 그 소식 듣고 얼마나 기쁘던지요. 그럼요. 저희들에게 있어 자식 〈잘 한다〉, 자식 〈잘 된다〉 하는 소식보다 더 기쁜 일 어데 있겠어요. 그런 소식 들으면 암만 힘들어도 힘든줄 몰라요. 그 자식놈들을 위해 타국에 와 이 고생을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비록 몸은 천리밖에 떨어져 있어도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는 어시들의 공통된 마음이였고 《자식을 위해 힘들게 돈을 번다》는 재한 조선족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대변하는 대목이였다.
 
딸애가 장춘시 모 조선족소학교에 다닌다는 한 녀성은 통화에서 《중국에 있는 가족들중 누가 가장 보고싶어요?》라고 묻는 기자에게 《말로 해서 뭘해요. 3년전 어린 딸애를 두고 한국에 왔는데 항상 눈에 밟혀요. 많이 컸을것예요. 어떤 땐 보고싶어 미칠것 같아요.》라고 말하는데 그 목소리가 젖어있었다.
 
방학때면 중국의 려행사들에서 부모가 한국에 가있는 아이들을 조직해 한국에 다녀가는데 경비가 얼마 들지 않는다는 기자의 말에 《그래요?!》 반갑게 반문하는데 그 목소리가 확 밝았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꼭 딸애를 한국에 데려다 만나겠다며 기쁨에, 희망에 부푸는것이였다.
 
친척 친구 고향사람…사회권의 주축
한국에 가있는 조선족 절대 대부분에게는 한국내에 형제거나 부모, 친척, 친구, 동창, 한마을 사람, 형제의 친구, 아는 사람…들이 있어 명절 때나 누구의 생일 때 흔히 함께 모여 술잔을 나누며 회포도 풀고 노래방에도 가며 명절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있었다.
 
동창모임도 갖고 오랜만에 맘껏 마시며 평소의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전화취재에서 지난 추석에 어떻게 쇴는가는 기자의 물음에 재한 조선족 대부분이 추석때 친척이거나 형제끼리 한국에 시집온 딸이거나 녀동생, 조카 또는 시누이 집에 모이고 그런 집이 없을 경우에는 어느 친척세집에 모여 명절을 쇴다고 했다.
한 부부가 돈이 없어 친척모임에 못갔다고 슬픈 고백을 했고 다른 한 사람은 회사에서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 친척모임에 못갔었다고 했다. 그외는 모두가 친척끼리 모여 명절을 쇴단다.
 
모임에 경비는 어떻게 해결하는가는 기자의 물음에 대부분 각자 자기의 몫을 갖고간다고 했다. 얼마씩 갖고 가냐는 물음에 명절 때는 2~3만원씩 내기도 하고 생일 때의 축의금은 형제거나 중국에 있을 때부터의 딱친구의 경우 보통 5만원 정도, 한국에 가 알게 된 친구사이는 역시 2~3만원을 내고있었다. 친척늙은이의 생일이거나 노력해도 돈벌이가 잘 안되는 분들의 생일 때는 축의금 10만원씩 갖고 간다고 했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와있다는 한 가사도우미 조선족녀성은 명절 때거나 남편의 생일 때 친척들이 자기네 집에 오면 모든 경비를 자기들이 대고 친척들이 내는 돈은 몽땅 돌려준다고 했다.
 
한국내에 친척이 없는 조선족은 없는듯 하다.
친척끼리, 친구끼리, 한마을 사람끼리, 아는 사람끼리의 모임, 그것은 재한 조선족사회 형성의 튼튼한 기초가 되지 않을가 생각한다.
 
정착지는 어디?
기자가 실시한 전화조사대상 32명과 직접 대면해 만나보았던 9명 도합 41명중 친척관계거나 한국인과의 결혼을 통한 한국 영주권(시민권)자가 9명, 나머지 32명은 비자 5년의 정상체류자거나 불법체류자였다.
 
《한국에서 계속 살고싶냐, 아니면 언젠가는 귀국하려는가?》는 기자의 물음에 한국인과의 결혼으로 애낳고 잘 살고있는 사람의 경우는 《한국에서 살련다》고 한국에서의 정착의사를  밝혔고 부모거나 친척 관계를 통한 영주권획득자들은 《중국과 한국에 왔다갔다 하며 살련다》고 밝혔다.
 
그외의 재한 조선족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비자가 허용되는 한 3년 또는 5년간 한국에서 돈을 벌고 귀국하련다고 귀국의사를 밝혔다.
 
회사에 근무한다는 한 조선족은 《사실 한국에서 식당에 가도 먹을것도 없는데 한국에서 돈을 벌어 중국에 가 쓰겠다》고 했고 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귀국한 후 지난해 말 재입국을 했다는 한 조선족은 《이제 5년간 한국에서 돈 벌어 귀국하련다. 집에 가 사는게 편하다》고 했으며 가정파출부로 일한다는 한 녀성은 《뭐니뭐니 해도 중국이 제일이예요. 여기 온 조선족들마다 〈사람 살기엔 중국이 미국보다 낫다〉고 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돈을 벌고 귀국해서 마음 편히 살아야지요.》라고 했다.
 
한국에 온지 13년에 나며 한국에서 엘리베이터 제조회사에 다닌다는 한 조선족남성은 《물론 귀국을 해야지요. 중국은 내 고향인데》라고 했다.
 
TV곽을 만드는 회사에 다닌다는 35세의 한 조선족녀성, 한국 시민권자인 남편이 지금 중국에서 8살짜리 아들애를 돌보고있는데 이제 며칠뒤 한국에 나온다며 남편과 둬달 함께 있다가 자기는 아들애 교육때문에 명년 년초에 귀국하겠다고 했다.
《왜 남편을 따라 안해와 아들애도 국적을 넘길수 있지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녀는 《우리의 아들애는 중국에서 살게 하고싶다. 때문에 나는 남편을 따라 국적을 넘기지 않았다. 물론 아들애의 국적도 넘기지 않을것이다. 명년에 나는 중국에 돌아가고 남편은 중국과 한국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들의 말대로 사람 살기 좋은 중국 그리고 내가 나서 자란 중국, 내 부모, 내 형제, 내 자식이 있는 내 고향에 향한 재한 조선족들의 사랑은 깊고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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