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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가다판의 조선족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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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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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협찬과 신문사의 파견을 받고 일전 한국에 가 《재한 조선족 삶의 현장》 취재를 하게 됐다. 한국 체류기간 기자는 재한 조선족 32명에 대한 전화통화와 직접 만나본 사람들을 통해 재한 조선족들의 밑바닥인생을 보았고 그들의 간고한 돈벌이와 아끼는 생활을 보며 중국에 있는 우리들의 삶은 말 그대로 사치임을 절감하게 됐다.
 
한국에 입국한 조선족마다 첫 정거장처럼 꼭 거쳐가는 곳이 있다. 노가다판이다. 이 노가다판을 통해 조선족들은 중국 국내에서 종래로 겪어보지 못했던 고된 로동관을 넘게 되고 의지를 굳히며 웬간한 고생은 고생이라 하지 않게 된다.
 
인력사무소
 
싸늘한 10월 1일 새벽 4시 반, 기자가 서울시 《신천지웨딩드레스》 뻐스정류소 부근에 이르렀을 때 캄캄한 밤하늘, 가로등이 조으는 사거리로부터 배낭을 둘러멘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들고있었다. 배낭속에는 작업복과 안전화, 장갑 등이 들어있다.
 
새벽 5시, 독산1동 사거리에 위치한 《(주)동서인력》에는 그날 일거리를 소개받으러 온 사람들로 꽉 찼다. 먼저 와서 등록을 해놓은 사람에게 먼저 일자리를 배치해 주니 서로 일찍 오는것이다.   사람들은 등록을 해놓고 걸상에 앉아 또는 여기 저기에 서서 사무소 인력배치일군이  자기의 이름을 부르기만을 고대하고있었다. 그러다가 자기의 이름이 불리면 노란색 싸인지를 받아가지고 하루 시름을 던 홀가분한 마음으로 건설현장을 향해 떠나갔다.
 
서울시에는 현대인력, 나나인력, 동서인력, 동양인력… 이같은 인력사무소가 몇백개 있다. 규모가 큰 사무소에는 매일 인력 200여명이 모여들고있다.
 
인력사무소는 보통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근무한다. 7시가 되도록 일자리를 배치받지 못한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는수밖에 없었다. 일군은 많은데 일거리가 제한되여 있는것이다. 기자가 찾아갔던 날도 일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사람들이 적잖았다.
 
그날 인력사무소에서 만난 한 조선족(연변)은 운 좋게 일자리를 배치받아 건설현장으로 떠나가더니 나흘후 기자가 다시 련계해 보니 기자를 만났던 그 이튿날부터 련속 나흘간 인력사무소에 나갔다가 일자리가 없어 되돌아오군 했단다.
 
회사에 근무하다가 반년전 회사에서 조선족들을 몽땅 내보내는 통에 회사를 그만두고 노가다판을 전전하는 다른 한 조선족은 일거리가 없어 거의 반년간 놀다싶이 했다. 그러다나니 그에게는 단돈 1만원도 없었다. 하루를 벌어 며칠을 살다나니 적금이란 있을수도 없었다.
 
그때 그와 함께 회사를 나왔던 조선족 6명중 1명만이 지금까지 회사에 취직을 하고 나머지 5명은 그날그날 벌이를 하고있다.
 
회사에로의 취직때까지 림시로 노가다판에서 일당을 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년간 줄곧 노가다판을 뛰는 사람도 있고 매일매일 인력사무소에 와 일자리를 소개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력사무소로부터 건설회사에 한가지 일이 끝날 때까지 몇달간 고정일자리를 배치받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재간 있는 사람들의 일자리는 항상 있었고 일당 수입도 높았다. 장춘시 한 농촌에서 간 조선족은 6년째 건설현장에서 고정목수일을 일당으로 하는데 일이 있는 날에는 일당 10만원(이하 한국돈)씩 받고있었다.
 
돈을 위해 고된 일 기꺼이
 
노가다판의 일자리 대부분은 건설현장의 철근 등 힘든 자재청리와 먼지를 들쓰는 청소같은것들인데 일당은 보통 6만원, 거기에서 인력사무소의 소개비 10%와 인력사무소에서 현장까지의 왕복 차비까지 떼고나면 그날 수입은 5만원이다.
 
대형건물을 짓는 현장에서는 기중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기계를 쓰지만 중소형건물을 짓는 곳에서는 사람이 모래, 세멘트, 벽돌 등을 등짐으로 4충, 5층으로 메여나르고있었다. 비록 일은 힘들지만 일당 7만, 8~9만원씩 주어 조선족들은 그런 힘든 일을 기꺼이 하려고 했다.
 
노가다판에는 한가지 단순하게 통하는 법칙이 있다. 부지런하고 일 잘 하는 사람은 일자리가 잘 차례졌고 몸을 아끼고 꾀를 부리는 사람은 일자리가 잘 차례지지 않았다. 새벽에 건설현장측에서 인력사무소에 일자리를 위탁하면서 그 전날 일한 사람들중 누구는 요구하고 누구는 싫다는 요구가 들어오는것이다.
 
한 조선족은 힘든 일을 힘들게 하는것은 물론 쉬운 일도 직심으로 하다나니 항상 힘들게 일했고 그러는 그에게 인력사무소에서는 매일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소개해주었다.
 
그날 그는 인력사무소로부터 지하철공사장에 배치받았다. 그날도 그는 당연 일당 순수입 5만원으로 예상했다. 철관, 콩크리트를 날라다가 철관을 박고 세멘트를 때려넣는, 알맥이 드는 일인가 하면 세멘트가 굳은 다음 받치고있던 것들을 쳐서 떼낼 때 자칫하면 사람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는 일이였다.
 
하루 일이 끝났는데 일을 잘 했다며 건설회사측에서 노랑색 싸인지에 일당 수입 8만원이라고 적는다. 거기서 인력사무소 소개비 1/10을 떼고나면 그의 수입은 7만 2000원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현장책임자는 그에게만 따로 가만히 현금 2만원을 더 주며 이것은 인력사무소와 상관없이 네가 가지란다. 그러면서 한시간 더 일해주지 않겠냐고 제의했다. 당연 하겠다고 했다. 비록 지칠대로 지쳤지만 힘들고 위험하다기에 앞서 이틀 일할 수입을 하루에 얻는것인데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었다.
 
《조선족》이여서 손해를
 
그렇게 힘들게 일해 버는 와중에 조선족은 손해보는 일도 종종 있었다.
한 조선족은 인력사무소로부터 그날 다른 한국인 2명과 함께 건설현장에 배치받았다. 현장에 도착하니 그들 셋을 보고 현장책임자가 모래를 메날라보란다. 모래를 쪽지게에 담아 날라보였더니 셋중 한 한국인을 불러 《당신들 셋이서 오늘 4, 5, 6층에 모래를 다 메나르면 인당 일당 12만원씩 주겠다》고 했다. 한국인일군은 일 잘 하는 조선족을 믿고 하겠다고 했다.
 
그 뙤약볕에 한국인 일군 둘은 오전에는 조선족과 같이 일을 잘 하더니 오후에는 지칠대로 지쳐 조선족이 모래를 두번 메여나를 때 한번 메여날랐다. 지치기는 매 한가지, 조선족은 밸이 우뚝 치밀었지만 돈을 바라고 꾹 참고 일하는수밖에 없었다. 원래 셋이서 조선족이 일하는 속도라면 오후 3시에 끝낼수 있는 일을 저녁 6시 반에야 끝냈다.
 
그럼에도 건설현장 책임자로부터 셋의 돈 36만원을 받아온 한국인일군은 조선족에게 단 6만원만 내주는것이였다. 왜 6만원뿐이냐고 따졌더니 이번엔 9만원을 주었고 《왜 또 9만원이요?》라고 따졌더니 《그럼 얼마요?》라고 되묻기에 《당신들 몰라서 나한테 묻소? 내가 다 아는데》라고 했더니 딱 1만원을 더 얹어준다. 주먹이 춤을 추는것을 겨우 참고 그것을 받고 현장을 떠나는 조선족의 마음은 말이 아니였다.
 
가장 두려운것은  힘든 일보다 실업
 
회사 다니는 사람은 적잖게 회사숙소에 들어있어 주숙과 식사 걱정이 없지만 노가다판에 다니는 사람은 세집을 잡아야 한다. 여름에는 뙤약볕에 땀벌창이 되여 일하고 겨울에는 손을 얼구며 일하다나니 고되고 힘들지만 용역사무소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런 고생보다 더 두려운것이 따로 있었다. 바로 실업이다.
 
용역사무소에 갔다가도 일자리가 없으면 그날은 실업이고 비가 와도 실업, 남들이 다 즐겁게 보내는 명절날도 그들에게는 실업의 날로 다가온다. 일이 없는 날에는 하루 세끼 자체로 해결해야 하고 교통비, 집세, 수도물세, 전기세 모든것이 공으로 지출된다.
 
이튿날의 일자리를 위해 조선족 대부분은 매일의 그 힘든 일에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고 그래서 인력사무소로부터 한국인 일군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있었다.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차타고 인력사무소에 가서 일자리를 소개받고 또 차타고 현장에 찾아가 일하기 시작하면 보통 저녁 7시에야 일이 끝난다. 현장에서 노란종이에 싸인을 받아 다시 차타고 인력사무소에 가 일당수입을 받아갖고 또 차타고 녹초가 된 몸으로 세집에 들어설 땐 흔히 밤 8시다. 장장 15시간 반이 걸리는것이다.
 
어느 나라거나 노가다판은 최하층의 일자리건만 그런 일이나마 매일같이 보장받기 위해  일부 조선족들은 인력사무소 인력배치원에게 중국에서 갖고간 인삼정, 웅담 같은것을 슬그머니 찔러주기도 하고 지어 현금 10만원을 주면서 계속되는 일자리를 부탁하기도 했다.
 
건설현장에서는 사고가 빈발한다. 고층에서 떨어져 즉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현장에 널려있는 못을 밟아 발을 상하고 쇠파이프를 잘못 디뎌 미끌어 넘어져 머리, 허리 상하고 발목을 삐는 일들이 적잖았다.
 
한국에 간 우리의 남편, 우리의 아빠, 우리의 형제, 우리의 친척들은 이렇게 벌고 고있었다.
 
노가다판에도 게으른 자가 있어
 
힘든 일을 하려고만 하면 건설현장에는 철근을 절단하거나 묶고 운반하는 철근일, 형틀목수 보조일 등 힘든 고정일자리가 일부 있다. 처음에는 일당 7만원, 석달후에는 8만원 9만원까지 오른다. 헌데 힘들다고 용역사무소에서 돌아올지언정 그런 일은 하려 하지 않는 조선족도 일부 있다.
 
또 노가다판에서 울지도 웃지도 못할 일들도 종종 연출되고있다.
 
어느날 한국인 28명과 조선족 2명이 대형 지하건물에서 자재정리 일을 하게 됐는데 전기를 켜놓았어도 현장은 어둑시그레하다. 그 속에서 30명이 왔다갔다하며 일하니 한두사람이 빠져도 누구도 모른다.
 
이날 왕청에서 간 한 조선족은 오전에 반시간가량 일한 후 밖에 나가 놀다가 점심시간을 맞춰 돌아와 점심을 얻어먹고는 오후에 또 나가 놀다가 일이 끝날 무렵에 들어와 일당을 챙겨갔다. 함께 간 다른 한 조선족이 《일할 때 왜 보이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힘들어서 밖에 나가있다가 왔다》며 제발 말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너무 가련하고 또 같은 조선족이라서 그날 다른 한 조선족은 모르는체 눈을 감아주었다.
 
한국인 몇십명과 함께 일하는 현장에서 꾀를 부리는것은 그래도 괜찮은데 조선족 몇이 함께 일할 때 꾀부리는 사람이 있으면 참으로 힘들다. 언젠간 조선족 네명이 건설현장에 파견되여 함께 일하게 됐는데 한 조선족이 화장실에 간다고 간것이 두시간 뒤에야 돌아왔다. 그 사이 넷이서 할 일을 셋이서 하다나니 많이 힘들었다. 그 조선족은 돌아와서 미안해하며 《맥주 살게》 했고 사람당 맥주 한병씩 건네주는것으로 넘기였다.
 
노가다판의 《우점》
 
재한 조선족들에게 있어  노가다는 노가다대로 《우점》이 있었다. 우선 노가다판에서는 일당을 지불해 주지 않는 일이 없었다. 만일 건설회사측으로부터 미처 돈이 건너오지 못하면 용역사무소에서 선대를 해주는것이였다.
 
그리고 눈물나는 일이지만 조선족들에게 있어 건설현장에서 아침, 점심 밥을 제공해 준다는것이 참 좋은 일이였다. 수입에서 그만큼 식비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머슴을 부리려면 배불리 먹이라》는 말과 같이 건설현장에서는 좋은 음식은 몰라도 배불리는 먹이고있었다.
 
이렇게 우리들의 남편, 아들들은 거액의 빚더미를 걸머지고 한국 노가다판에서 그 힘들고 위험한 일을 감내하고 최대한의 지출을 줄이며 돈을 벌어서는 빚을 갚고 가족의 생계를 담보하며 자식들의 공부 뒤바라지를 해주고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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