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경연장'이 된 인민대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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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2-03-11 20:25|본문
'명품 경연장'이 된 인민대회당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기자 twkim@hankyung.com
“인민대회당이 부자들의 명품 전시회장으로 변했다.” 중국 저장TV 온라인판은 8일 이렇게 보도했다. 인민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는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중국 지도자들의 옷차림이 일반 국민들의 생활수준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었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이자 중국전력국제공사 대표인 리샤오린(李小琳)은 회의에서 국민들의 도덕성 회복을 촉구하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정작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그가 걸친 수만위안짜리 샤넬 목걸이와 1만2000위안(200만원)짜리 에밀리오푸치 원피스였다.
부동산회사인 헝다(恒大)그룹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6000위안(100만원)짜리 에르메스 혁대를 차고 회의에 참석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야오따이거(腰帶哥·허리띠 형)’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군(軍)소속 여가수인 쑹주잉(宋祖英)은 24만위안(4000만원)이나 하는 피아제 시계를 차고 나와 화제를 뿌렸다.
중국 언론들은 “옷차림은 사적인 영역이지만 공식적인 회의에서 자신들의 부(富)를 경쟁적으로 자랑하는 행태에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저장TV 온라인판은 “마치 명품 발표회장 같았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194달러에 불과한 중국에서 열리는 양회가 점점 더 부자들의 모임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서는 훨씬 감정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웨이보에는 명품 옷을 입은 리샤오린과 헐벗고 굶주린 중국 어린이들 사진과 함께 “리의 옷 한 벌이면 200명의 어린이가 헐벗지 않을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외국산 명품을 무료로 광고해 줄 정도로 생각없는 양회 위원들이 어떻게 인민대중을 대표할 수 있느냐”며 “그들이 물가와 집값을 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간지인 차이신은 “명품을 걸친 위원들은 대부분 성공한 기업인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명품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이런 논쟁 자체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 학원강사인 쑹즈핑 씨는 “양회 기간에 베이징 시내에 차가 막힌다는 것을 제외하면 달라지는게 아무 것도 없다”며 “대부분의 시민들은 양회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명품 경연장'이 된 인민대회당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기자 twkim@hankyung.com
“인민대회당이 부자들의 명품 전시회장으로 변했다.” 중국 저장TV 온라인판은 8일 이렇게 보도했다. 인민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는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중국 지도자들의 옷차림이 일반 국민들의 생활수준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었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이자 중국전력국제공사 대표인 리샤오린(李小琳)은 회의에서 국민들의 도덕성 회복을 촉구하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정작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그가 걸친 수만위안짜리 샤넬 목걸이와 1만2000위안(200만원)짜리 에밀리오푸치 원피스였다.
부동산회사인 헝다(恒大)그룹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6000위안(100만원)짜리 에르메스 혁대를 차고 회의에 참석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야오따이거(腰帶哥·허리띠 형)’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군(軍)소속 여가수인 쑹주잉(宋祖英)은 24만위안(4000만원)이나 하는 피아제 시계를 차고 나와 화제를 뿌렸다.
중국 언론들은 “옷차림은 사적인 영역이지만 공식적인 회의에서 자신들의 부(富)를 경쟁적으로 자랑하는 행태에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저장TV 온라인판은 “마치 명품 발표회장 같았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194달러에 불과한 중국에서 열리는 양회가 점점 더 부자들의 모임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서는 훨씬 감정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웨이보에는 명품 옷을 입은 리샤오린과 헐벗고 굶주린 중국 어린이들 사진과 함께 “리의 옷 한 벌이면 200명의 어린이가 헐벗지 않을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외국산 명품을 무료로 광고해 줄 정도로 생각없는 양회 위원들이 어떻게 인민대중을 대표할 수 있느냐”며 “그들이 물가와 집값을 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간지인 차이신은 “명품을 걸친 위원들은 대부분 성공한 기업인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명품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이런 논쟁 자체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 학원강사인 쑹즈핑 씨는 “양회 기간에 베이징 시내에 차가 막힌다는 것을 제외하면 달라지는게 아무 것도 없다”며 “대부분의 시민들은 양회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