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중 비 오듯 흘리는 땀, 더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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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7-15 10:23본문
자영업자 K씨(45)는 여름만 되면 도시락을 싸서 출근한다.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직원이 10명이나 있지만, 혼자 도시락을 먹는다. ‘왕따’ 라 그런 것이 아니다. 순전히 땀 때문이다.
K씨는 식사 때면 땀을 비 오듯 흘린다. 와이셔츠는 소나기를 맞은 것처럼 흠뻑 적고,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느라 제대로 밥을 먹기조차 힘들다. 시원한 냉면을 먹어도, 춥다 싶을 정도로 에어컨을 강하게 튼 식당에 가도 조금 덜할 뿐 땀은 여전히 민망할 정도로 많이 흐른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밥을 먹는 것이 아주 곤욕스럽다. 본인뿐만 아니라 같이 먹는 사람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그렇다고 K씨가 허약하거나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 K씨는 오히려 일반 사람들에게 비해 훨씬 건강하다.
체온을 조절해 주는 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K씨처럼 식사 중에 땀을 많이 흘리듯 사람들이 있다.
특히 여름철이면 땀이 더 많아져, 즐거워야 할 식사 시간이 부담스런 자리로 변하곤 한다.
땀을 흘리는 것은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주요 작용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시간당 0.6~0.7ℓ의 땀을 흘린다. 땀 속에는 단백질의 노폐물인 요소와 암모니아가 포함돼 있다. 땀을 통해 이런 노폐물들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땀을 흘리지 못해 땀이 체내에 쌓이면 노폐물이 누적돼 통풍이나 혼수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 땀을 생성하고 흘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K씨처럼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것이다. 많은 양의 땀은 불편함을 줄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체액을 상실해 저혈압이나 혼수 상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 땀과 함께 전해질이 배출돼 전해질 불균형을 가져오기도 한다.
땀이 흐르고 난 후에는 부패균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피부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과도한 땀의 원인은?
서양의학에서는 식사 중에 과도하게 흘리는 땀의 원인을 교감신경의 이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혀에 분포돼 있는 설인신경이 뇌의 관련 부분과 상호작용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많이 나게 하거나, 교감신경 자체가 너무 예민해 혀의 자극에 예민하게 반사작용을 일으켜 땀을 과도하게 분비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주로 머리에 땀이 나는 것은 위장에 열이 많아 이것이 머리 쪽으로 발산되면서 나는 것으로 보고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어떻게 극복할까?
땀을 흘리는 본인은 물론 보는 사람마저 애처롭게 만드는 식사 중의 과도한 땀,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의학에서는 한약을 처방하기도 하고, 서양의학에서는 미각성 다한증으로 진단하고 수술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혼수 상태나 탈수·전해질 불균형 등을 유발할 정도의 심한 상태가 아니라면, 무리하게 수술을 하거나 약재를 사용하기보다 생활 요법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땀이 체온을 조절하는 정상적인 작용인 만큼, 신경 차단 등의 방법으로 땀을 조절하면 보상성 다한증(땀이 원래 나던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많이 나는 경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아예 차단하기보다는 땀을 많이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해 땀이 덜 나도록 조절하자는 것이다.
△ 자극적인 음식 자제 = 뜨겁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신진대사를 자극해 몸의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평소보다 땀이 더 잘 나게 된다. 따라서 뜨거운 차나 맵거나 미각을자극하는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땀을 덜 흘리는 방법이다.
△ 잦은 세안과 샤워 = 땀이 난 상태에서 자주 씻지 않으면 부패균과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땀을 흘린 후에는 바로 씻는 것이 좋다.
주로 얼굴과 목에 땀이 많은 경우에는 회사에서라도 식사 후에 꼭 세안을 한다.
머리에 땀이 많은 경우에는 땀으로 인해 탈모가 유발될 수도 있으므로 식사 후 바로 머리를 감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귀가 후 잠들기 전에 머리를 감는다.
△ 식사 후 아이스크림은 자제 = 식사하면서 흘린 땀 때문에 식사 후 시원한 냉면이나 아이스크림, 얼음 등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생각은 아니다.
더위는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땀을 흘린 후에는 몸에 냉기가 더 많기 때문에 차가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 물 많이 마시기 = 땀을 많이 흘리면 체액이 부족해 저혈압으로 어지러움증이 오거나 의식 상실, 혼수 상태 등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땀을 많이 흘릴 상황이라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단 식사 시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소화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식사 15분 전이나 식사 1시간 후에 물을 마시고, 식사 전에 물을 마실 때는 식사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