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한국기업의 현장(1)] 생사 갈림길 놓인 中 둥관 완구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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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3-26 09:53본문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듭니다. 정말 야반도주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중국 주장강 삼각주 지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체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하소연했다. 지난 오전 광저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승용차로 1시간30여분을 이동해 ‘중국의 공장’으로 불리는 둥관을 먼저 찾았다.
중국 최대 장난감 업체인 홍콩계 허쥔그룹이 최근 공장 2곳을 폐쇄한데 이어 다른 봉제완구 업체들도 잇따라 문을 닫을 것이란 소문이 퍼진 탓인지 분위기가 삭막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봉제완구 업체들은 대부분 취재 요청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최근 몇몇 업체들이 야반도주할 것이란 흉흉한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에 노출되면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렵게 설득한 끝에 찾아간 이 지역 최대 한국 봉제완구 업체 코웰. 완구 담당 김일수 부사장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긴 한숨부터 내뱉었다. 김 부사장과 함께 곰 인형을 만들고 있는 3층짜리 공장을 둘러봤다.
층마다 건평 2400여평의 공간에 기계들은 완비돼 있었지만 재봉틀 450대 중 70대만 가동되는 등 공장 전체의 70%는 아예 멈춰 있었다. 한때 3개 공장이 있었지만 2005년 제3공장, 2006년 제2공장을 정리했다고 김 부사장은 설명했다. 갈수록 직원들도 줄여 지난해 1000명이던 중국인 노동자는 이제 500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봉제완구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도 제품의 95%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받고 있었다. 2006년 3500만달러에 이르던 매출은 지난해 2600만달러로 떨어졌고, 올해 최대 매출 목표를 2000만달러로 잡고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매년 7∼8월부터 크리스마스용 완구 오더가 쏟아지는데 올해는 그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요즘에는 그나마 오더 자체가 없다.
인건비와 원자재값이 상승해 그렇잖아도 적자상태에 빠진 가운데 금융위기까지 겹쳐 사면초가 상태다. 김 부사장은 “어떻게라도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갈수록 상황이 어렵다”며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이 회사는 아직 재정적 여유가 있어 견디고 있었다. 2002년 7월부터 일부 업종 전환으로 휴대전화 부품 전자회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그쪽에서 어느 정도 손실이 보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있는 다른 한국 봉제완구 업체들은 비명소리만 지르고 있었다.
한때 200개가 넘었던 업체 수도 갈수록 줄어 최근에는 20여개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A기업 관계자는 “요즘 오더가 없어 공장 문을 아예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일부 사장들은 야반도주를 해야 할 막다른 길로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비단 한국 업체들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대만과 홍콩에서 들어온 봉제완구 업체들도 갈수록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일부 경영진은 야반도주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다. 코웰 바로 앞에 있던 대만 기업도 최근 공장을 폐쇄했다.
공장을 폐쇄하고 경영진이 도주해 6500여명의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였던 둥관시 장무터우 허쥔그룹 공장은 내부 곳곳에서 장난감 박스와 가구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등 폐허처럼 변해 있었다.
철문이 굳게 닫힌 공장 벽면에는 지방정부 관리국에서 임금을 보전해준다는 공고가 붙어 있었지만 일터를 잃어버린 20여명의 노동자들은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렸다. 2년여간 이 공장에서 일했다는 허모(35)씨는 “아직 2개월분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갑자기 직장을 잃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주장강 삼각주 지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체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하소연했다. 지난 오전 광저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승용차로 1시간30여분을 이동해 ‘중국의 공장’으로 불리는 둥관을 먼저 찾았다.
중국 최대 장난감 업체인 홍콩계 허쥔그룹이 최근 공장 2곳을 폐쇄한데 이어 다른 봉제완구 업체들도 잇따라 문을 닫을 것이란 소문이 퍼진 탓인지 분위기가 삭막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봉제완구 업체들은 대부분 취재 요청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최근 몇몇 업체들이 야반도주할 것이란 흉흉한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에 노출되면 좋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렵게 설득한 끝에 찾아간 이 지역 최대 한국 봉제완구 업체 코웰. 완구 담당 김일수 부사장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긴 한숨부터 내뱉었다. 김 부사장과 함께 곰 인형을 만들고 있는 3층짜리 공장을 둘러봤다.
층마다 건평 2400여평의 공간에 기계들은 완비돼 있었지만 재봉틀 450대 중 70대만 가동되는 등 공장 전체의 70%는 아예 멈춰 있었다. 한때 3개 공장이 있었지만 2005년 제3공장, 2006년 제2공장을 정리했다고 김 부사장은 설명했다. 갈수록 직원들도 줄여 지난해 1000명이던 중국인 노동자는 이제 500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봉제완구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도 제품의 95%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받고 있었다. 2006년 3500만달러에 이르던 매출은 지난해 2600만달러로 떨어졌고, 올해 최대 매출 목표를 2000만달러로 잡고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전 같으면 매년 7∼8월부터 크리스마스용 완구 오더가 쏟아지는데 올해는 그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요즘에는 그나마 오더 자체가 없다.
인건비와 원자재값이 상승해 그렇잖아도 적자상태에 빠진 가운데 금융위기까지 겹쳐 사면초가 상태다. 김 부사장은 “어떻게라도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갈수록 상황이 어렵다”며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이 회사는 아직 재정적 여유가 있어 견디고 있었다. 2002년 7월부터 일부 업종 전환으로 휴대전화 부품 전자회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그쪽에서 어느 정도 손실이 보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있는 다른 한국 봉제완구 업체들은 비명소리만 지르고 있었다.
한때 200개가 넘었던 업체 수도 갈수록 줄어 최근에는 20여개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A기업 관계자는 “요즘 오더가 없어 공장 문을 아예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일부 사장들은 야반도주를 해야 할 막다른 길로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비단 한국 업체들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대만과 홍콩에서 들어온 봉제완구 업체들도 갈수록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일부 경영진은 야반도주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다. 코웰 바로 앞에 있던 대만 기업도 최근 공장을 폐쇄했다.
공장을 폐쇄하고 경영진이 도주해 6500여명의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였던 둥관시 장무터우 허쥔그룹 공장은 내부 곳곳에서 장난감 박스와 가구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등 폐허처럼 변해 있었다.
철문이 굳게 닫힌 공장 벽면에는 지방정부 관리국에서 임금을 보전해준다는 공고가 붙어 있었지만 일터를 잃어버린 20여명의 노동자들은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렸다. 2년여간 이 공장에서 일했다는 허모(35)씨는 “아직 2개월분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갑자기 직장을 잃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