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키워드로 돌아본 2025년 중국 경제[2025-12-23, 05:47:51]   

[사진 출처=바이두(百度)]

14차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2025년,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경제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민생과 산업을 동시에 챙겼다. 22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서 중국 경제의 흐름을 관통한 10가지 주요 키워드를 정리했다.

1. 내수 확대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전방위적 내수 확대’를 2025년 아홉 가지 핵심 과제 중 최우선 순위로 제시하며, 내수 확대 전략의 중요성을 분명히 했다. 2025년의 내수 확대 정책은 크게 소비 진작과 유효투자 확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3000억 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해 이구환신 정책을 지원했다. 올해 1~11월 동안 소비재 교체 정책으로 총 3억 600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자동차 1120만 대, 가전 1억 2844만 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교체는 9015만 건, 전동자전거는 1291만 대 교체되었고, 주방·욕실 리모델링 건수는 1억 2000만 건을 넘었다. 

소비재 교체 외에도, 하반기 들어 각 부처는 서비스 공급 확대에 집중하며 서비스 소비 잠재력을 끌어냈다.중국인민은행은 5000억 위안 규모의 ‘서비스소비 및 노인복지 재대출 기금’을 마련해, 금융기관이 숙박·외식·문화·교육·노인 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을 강화하도록 유도했다.

2. 반(反) 내권(内卷，네이줸)2025년 중국 경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무분별한 경쟁인 ‘내권식 경쟁(内卷式竞争)’에 대한 전면적인 정비였다. 이는 2024년 7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처음 언급된 ‘내권식 악성 경쟁 방지’ 방침에서 출발했으며, 당시의 방어적 접근에서 보다 적극적인 구조개편으로 정책 방향이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반(反) 내권’ 정책은 크게 두 가지 축에서 추진되었다. 첫째는 기존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태양광, 철강, 시멘트 등 과잉경쟁이 심한 업종을 대상으로 생산능력 조절과 업계 자율 규범 도입 등을 통해 경쟁 질서를 개선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둘째는 신산업 분야의 육성이다. 인공지능, 저고도 경제(드론, 도심 항공 등) 같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산업의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고,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가치 기반의 경쟁으로 경제 체질을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3. 사람에 대한 투자2025년 정부업무보고에서는 처음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投资于人)’를 추진하겠다는 방향이 제시되었고, 이 개념은 같은 해 양회에서 새롭게 떠오른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경제적 효율을 넘어서, 사회의 주요 모순을 해결하고 ‘인민 중심’ 발전 철학을 실현하려는 국가 전략의 일환이다.

2025년의 사람 투자 정책은 노인과 영유아 계층에 뚜렷하게 초점이 맞춰졌다. 7월에는 전국 단위로 아이 1명당 연간 3600위안이라는 통일된 육아보조금 제도 시행 방안이 발표되었다. 이는 중국 최초의 전국적 육아보조금 정책 시행 사례다. 

같은 달에는 민정부와 재정부가 공동으로 중증 이상 장애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요양 서비스 소비보조금 지급 방안을 발표하여,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8월에는 국무원이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아교육의 무상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이에 따라 정부 재정을 투입해 보육·교육비를 점진적으로 면제하는 방식이 시행될 예정이다.

4. 좋은 집 (好房子)2025년 3월, ‘좋은 집(好房子)’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중국 정부 업무보고에 포함되었으며, 이는 국민들의 고품질 주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소개되었다. 정부는 안전하고, 쾌적하며,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주거환경 조성을 목표로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좋은 집’ 건설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연이어 ‘좋은 집’ 정책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집’의 핵심은 크기나 가격이 아니라, 우수한 설계와 시공, 품질 좋은 자재, 양질의 서비스 등을 통해 거주자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있다. 특히 편안함, 고령자 배려, 스마트 기술 적용 등 다양한 생활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택 프로젝트 규범’은 최소 3미터 이상의 층고, 4층 이상 주택에는 의무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 방음 성능 강화 등 14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5. 15차 5개년 계획(十五五)14차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 15차 5개년 계획 건의안이 발표되었다. 산업 발전, 과학기술 혁신, 내수 시장 확대, 경제 체제 개혁, 대외 개방, 농촌 진흥, 지역 균형 발전, 문화 진흥, 민생 보장, 녹색 성장, 안전 발전, 국방 건설 등 핵심 분야에서의 방향성과 중점 과업이 명확히 제시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경제 건설 중심’이라는 기조가 다시 강조되었고, 주민 소비율의 뚜렷한 제고라는 목표가 처음으로 공식 문서에 등장했다. 또한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의 심층적 융합, 인구의 고품질 성장 촉진, 안전하고 쾌적하며 녹색·스마트한 ‘좋은 집’ 건설, 자산의 효율적 관리에 대한 중시,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태도 등이 함께 담겼다.

6. 수출 회복력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2025년 중국의 수출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1~11월 기준, 중국의 수출액은 미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제품 구조 고도화와 함께 ‘新질적 생산력’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세관 통계에 따르면, 1~11월 집적회로(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했으며, 자동차(섀시 포함)는 17.6%, 선박은 27.8%, LCD 패널 모듈은 11.4% 증가했다. 수출 품목의 질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글로벌 제조업에서 계속해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전략적 산업 계획, 통합된 공급망 구축 전략, 그리고 막대한 인재 풀 로 꼽았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로봇 등 고성장 신산업 분야에서의 주도적 위치 덕분에, 2030년까지 중국의 세계 수출 점유율은 현재의 15%에서 16.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7. 사회보험 '신 규정'2025년 8월 1일,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노동분쟁 사건의 법률 적용에 관한 해석(2)’을 발표하며 사회보험 납부 의무의 법적 성격을 처음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해석 제23조는 서면 계약, 구두 약정, 근로자의 자발적 포기 선언 등을 통해 사회보험 납부를 회피하는 모든 행위는 무효한 민사 행위로 간주된다고 명시했다. 해당 해석은 9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되었으며, 전일제, 비정규직, 시간제, 임시직 등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노동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고용주는 반드시 직원에게 ‘5대 보험’을 납부해야 한다.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보험을 포기하겠다는 동의서를 썼더라도 이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것으로 처리된다. 사회보험 납부에 대한 강제성이 강화되면서 특히 중소기업에 일정 수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이는 사회보험 제도의 통합 운영을 유지하고, 시민의 기본적인 사회보장 권리를 보호하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8. 인공지능(AI)2025년, 중국의 인공지능(AI)은 기술 탐색 단계를 지나 ‘심화된 응용과 거버넌스의 균형’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전반적으로 AI 기술의 고도화, 실제 적용 확대, 관리 체계 정비가 동시에 진전되는 흐름을 보였다. 2025년 중국 AI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대규모 상업화 성과다. 연초에 등장한 DeepSeek를 시작으로, 연말에는 ‘더우바오（豆包）’ AI 휴대폰 어시스턴트가 대중적 주목을 받았고, ‘링광(灵光)’ AI 어시스턴트도 지속적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가며, 중국은 세계 AI 경쟁 구도 속에서 존재감을 강화했다. 이제 중국은 AI 기술의 상용화 속도와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9. 트렌디 완구 경제2025년, 중국의 트렌디 완구(潮玩)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맞이했다. ‘2025 셴위(闲鱼) 트렌디 완구 소비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셴위 플랫폼 내 트렌디 완구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0.2% 증가했고, 거래액은 309.7% 늘어났다. ‘트렌디 완구’란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기획·제작한 장난감으로, 문화적 상징성과 패션 요소를 동시에 갖춘 제품군을 의미한다.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독립된 문화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월에는 ‘중국판 레고’로 불리는 블로키(布鲁可)가 홍콩증시에 상장했고, 4월에는 팝마트(泡泡玛特)의 대표 IP ‘Labubu’가 글로벌 한정판 시리즈  2만 개를 한정 출시하자 몇 초 만에 전량 매진되었다. 팝마트의 3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370% 증가해 글로벌 진출 효과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10. 하이난 전면 자유무역항, 봉관(封关)조치2025년 12월 18일, 하이난 전역이 ‘자유무역항’ 체제로 전환됐다. 섬 전체가 세관의 통제를 받는 ‘경내지만 관세는 국외로 간주되는’ 특별 구역으로 전환됐다. 이 구역에서는 제로 관세 등 다양한 혜택이 적용되며,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 환경이 조성된다. 이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의 상징적 조치이자, 중국이 향후 대외 개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된다.

하이난에서는 ‘제로 관세, 낮은 세율, 단순 과세’ 원칙이 전면적으로 허용된다. 전체 상품 세목의 약 74%가 면세혜택, 그 대상은 의약품이나 고급 식품 가공 등 주요 산업을 포함한다. 혜택 대상은 하이난 전역에서 실질적인 수입 수요가 있는 모든 기업과 기관으로 확대됐다. 동시에 ‘이중 15%’ 세제 정책이 시행되어,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과 핵심 인재에 대해서는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모두 15% 세율로 부과한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하이난은 글로벌 자본, 인재, 무역을 끌어들이는 경제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국내 총수요를 확대하고 외자 유치를 강화하며, 보다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실현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