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가위 맞이 명언명구>
사마천학회 회장 김영수
‘항아분월姮娥奔月’ - 달로 달아난 항아
추석입니다.
우리말로 한가위라고 하죠. ‘한’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입니다.
8월의 한 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란 뜻이죠.
가위, 가배, 가윗날이라고도 합니다.
한자로는 중추仲秋라고 하죠.
중추의 중은 원래 두 번째란 뜻의
사람 인 변에 가운데 중이 합쳐진 글자로
가을의 둘째 달을 말합니다.
대개 가운데 중 글자로 많이 씁니다.
음력상 봄은 1,2,3월이고
여름은 4,5,6 이렇게 석 달씩 배정되니까
가을은 7,8,9 이렇게 석 달이고 8월은
두 번째 가운데 있기 때문에 중추라고 합니다.
그래서 팔월반八月半이라고도 합니다.
한가위하면 보름달, 토끼, 계수나무가 떠오릅니다.
고대 신화에 이와 관련한 고사가 있는데
‘항아분월’이라고 합니다.
‘항아가 달로 달아나다’는 뜻입니다.
이 고사는 달 속의 여신에 관한 민간 신화입니다.
옛날 옛날 예(羿)란 전설 속 제왕이 서왕모에게
불사약을 부탁해서 얻어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예가 외출한 사이 그 아내인 항아가
불사약을 훔쳐 먹었습니다.
그랬더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가벼워지고 지상을 날더니
달나라[월궁(月宮)]까지 달아나서 달의 요정,
또는 두꺼비가 되었다는 겁니다.
이후 도교에서 이 신화를 더 확대해서
항아를 여자 신선으로 만들고
계수나무와 흰토끼 이야기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전설은 훗날 중국과 미국 수교에서 재등장하는데
중국 사람들의 전통 중시와 관련한
일화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달나라를 갔다왔지 않습니까.
1971년 키신저가 주은래 총리와 극비회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키신저가 달에서 가져온
돌을 선물로 내놓았습니다.
은근히 자랑질을 한 거죠.
그러자 주은래 수상은
“우리는 이미 수천 년 전에 달나라에 갔다”며
‘항우분월’ 고사를 이야기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후 중국의 우주탐사 프로젝트의
이름이 ‘항아 프로젝트’로 정해집니다.
중국은 지난 2007년 10월 순수 자체기술로 연구개발해 제작한 최초의 달 탐사위성을 발사해 성공했다.
그 위성 이름이 바로 ‘창어(嫦娥)’였다.
이 창어가 달 정복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